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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5/2015

Reggie Miller의 커리어(14) : 밀러의 마지막 불꽃



밀러의 아쉬운 마지막 불꽃


03-04 시즌, 밀러는 개막전 은퇴를 예고했다. 그의 나이 39세, 이번시즌이 자신의 커리어의 마지막이 될 것이었다. 팀의 주축은 젊었고 전시즌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밀러 자신도 마지막으로 파이널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인디애나와 밀러의 팬들이 거는 이러한 기대는 한순간에 날라가버리고 말았다. 이 불미스러운 사건은 NBA에 큰 영향을 끼쳤다.

2004년 11월 19일, 디트로이트 원정경기. 45.9초 남은 상황에 스코어 97:82 인디애나의 리드였다. 론 아테스트가 한 벤 왈라스에게 거친 파울로 몸싸움이 벌어졌다. 다른 동료들이 이들을 말리는 사이 관중이 아테스트에게 음료컵을 던졌다. 화를 참지 못한 아테스트는 난입하여 주먹을 휘둘렀다.

이 희대의 사건으로 9경기 7승으로 순항중이던 인디애나는 큰 타격을 받는다. 아테스트는 잔여경기의 출전 정지와 플레이오프 13경기 출정정지 결정을 받았다. 스티븐 잭슨 30경기 출전 정지, 저메인 오닐 15경기 출전 정지, 레지밀러 1경기 출전 정지의 징계가 내려졌다.

팀의 주축인 3명이 전력에서 빠지면서 은퇴를 앞둔 39세의 노장 레지밀러가 다시 공격의 주 옵션을 맡게 되었다. 또한 90년대 페이서스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데일 데이비스도 다시 합류한다.

밀러는 농구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매경기 20득점 내외를 기록한다. 2005년 3월 19일에는 리그 최고 슈팅가드의 반열에 오른 코비브라이언트와 매치업 하면서도 39득점을 올리기도 한다.

이러한 활약으로 인디애나는 44승 38패로 플레이 오프에 진출하게 된다. 또한 보스턴과 7차전까지 접전을 펼치며 2라운드까지 진출한다. 마지막까지 타오른 밀러의 불꽃은 디트로이트를 맞아 꺼지게 된다.

2승 4패로 패배하며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에 실패한다. 만약 시즌 초반 불미스러운 일이 없이 온전한 전력으로 플레이 오프에 올랐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밀러는 마지막까지 활약했다. 그의 마지막 경기인 플레이오프 2라운 6차전, 27득점 2리바운드로 팀내 가장 큰 득점을 올렸다.



경기 종료 15.9초전 디트로이트가 87:79로 리드한 상황, 밀러는 벤치로 물러나며 자신의 커리어를 마무리 짓는다. 디트로이트의 레리브라운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러 밀러가 관중들에게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준다.

리그 최고의 슈터로서 활약한 18년의 커리어에 대한 관중들의 기립박수는 대단한 것이었고 관중석 여러 곳에서는 "Thanks Reggie" "Miller Time"의 피켓들이 선보여졌다.


레지밀러의 농구


밀러가 주었던 임팩트에 비해 그에 대한 평가는 나눠진다. 그가 활약했던 시대의 슈팅가드 포지션에는 조던과 드렉슬러라는 독보적인 선수들이 있었고 밀러는 이들과 비교 되어야 했다.

운동능력과 개인기가 출중하고 안으로 파고들며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이런 슈팅가드들과 비교해 볼때 레지밀러는 그저 받아서 쏘는 3점 전문 슈터일 뿐이었다. 또한 평균 득점도 20.0득점을 넘기지 못했다. 이러한 점은 다른 슈팅가드의 전설들과 비교해볼때 초라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밀러는 3점슛으로 슈팅가드 포지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NBA역사에서 3점슈터로서 스타가된 레지밀러 이후 가드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79년부터 NBA에 도입된 3점슛은 ABA 경험이 있지 않고서야 생소한 룰이었다. 또한 감독들은 전략적으로 골대 가까이에서 득점하는 것이 확률 높은 공격법으로 판단했다.

때문에 3점슛은 주요한 옵션이 아니었다. 88-89시즌에 들어서야 뉴욕닉스가 1000개 이상의 3점슛을 시도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시도했다. 이때까지 NBA 팀들의 3점슛 시도는 연간 300회 내외였다.

밀러는 매년 300개 이상의 3점슛을 던지므로써 3점전문 슈터로 자리매김한다. 그는루키시즌과 소포모어시즌, 은퇴 시즌을 제외하면 15시즌 연속 100개 이상의 3점 슛을 기록했으며 은퇴시즌에도 96개의 3점 슛을 성공시켰다.

많은 NBA 감독들은 “결정적인 순간 2점슛이 필요하다면 마이클조던에게 맡길것이며 3점이 필요하다면 레지밀러에게 맡길것이다”라는 말에 동의 할 만큼 3점 슛에 대해서는 밀러만큼 집중력을 발휘한 선수도 드물다.

또한 리딩가드의 임무를 맡지 않음으로써 볼 소유시간이 극히 적은 슈팅가드였다. 그의 포지션에서 성공한 슛에 비해 시도수는 적은 것이었다. 때문에 공격에서 그의 움직임은 굉장히 경제적인 것이었다.

경기 당 슛 시도 회수에서 조던이 22.9회이고, 후에 레지밀러의 3점 슛 기록을 경신하는 레이 알렌은 15.6회이다. 이에 비하면 밀러는 12.6회는 적은 것이었다.

이타적인 것은 아니지만, 난사하는 유형의 슈터가 아니었다. 또한 수비에 있어서도 집요한 부분이 있었기에 감독에게는 전략상 매력있는 선수일 수 밖에 없었다.

밀러의 통산 성적은 커리어 18시즌 동안 1389경기 출장(선발 1304경기), 평균 18.2득점(25279득점), 3.0리바운드(4182리바운드), 3.0어시스트(4141어시스트), 1.1 스틸(1505스틸)이다.

올스타에는 5차례 선정되었고, All-NBA 3rd Team에 3차례(94-95, 95-96, 97-98시즌) 선정되었다. 1994년 세계 농구 선수권에서 금매달을 목에 걸었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 출전하여 역시 금메달을 획득했다.